꿀벌과 인간의 관계는 수천 년 전,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었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샌(San, 부시먼)족의 조상이 남긴 선사시대의 암각화에서 무수히 많은 꿀벌과 벌집의 형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석기시대부터 꿀벌을 특별하고 중요한 존재로 인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샌족의 창조신화에는 꿀벌이 등장한다. 꿀벌이 사마귀를 강 건너로 옮겨주던 도중에 기력이 다해서 강물에 떠다니는 꽃잎 위에 사마귀를 내려주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꿀벌이 죽기 전에 사마귀의 몸에 씨앗을 심어두었고, 그 씨앗이 훗날 최초의 인간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12쪽 PART 1 꿀벌과 양봉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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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한창인 여름에 활동성이 좋고 건강한 벌집에는 약 2만~5만 마리의 꿀벌이 북적인다. 그중 대부분이 일벌(몇몇 옛 문헌에서는 ‘중성벌’이라 표현하기도 한다)이다. 일벌들은 봉군을 위해 먹이를 구하고, 밀랍으로 벌집을 만들며, 꿀과 꽃가루를 먹이 벌집에 저장한다. 또한 꿀을 노리는 적으로부터 벌집을 보호하며 애벌레들을 성충이 될 때까지 보살피면서 평생을 보내는 불임 암컷이다. 일벌들 사이에는 수벌 수백 마리가 섞여 있다. 수벌들은 꿀만 홀짝거리며 빨아 마실 뿐 아무 일도 하지 않기에, 결국 암컷들에 의해 벌집 밖으로 쫓겨나게 된다. 벌집의 심장부에는 산란이 가능한 단 한 마리의 여왕벌이 있다. 여왕벌은 계속 교체되는데, 자신의 수발을 드는 일벌들에게 먹이를 받아먹으며 평생 육아방에 알을 낳는 일만 한다. 곤충의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는 데 현미경, 보통 돋보기 정도는 필요하지만, 꿀벌은 육안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여왕벌과 일벌의 구별도 쉽다). 그러나 꿀벌의 신체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장 개체 수가 많고 흔한 일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94쪽 PART 2 꿀벌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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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른 봄부터 생길 수 있다. 추운 겨울 동안 벌통에 갇혀있던 꿀벌이 봄이 되어 날아오르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바로 배설이다. 꿀벌의 황갈색 똥이 어디에나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깨끗이 세탁하여 널어둔 이웃의 이불 위도 예외가 아니다. 꿀벌이 분봉하는 시기가 되면 또 한 번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꿀벌이 이웃의 정원에 자리 잡을 수도 있으며, 더 심각한 문제는 이웃의 굴뚝이나 벽에 난 구멍 안에 봉군을 형성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문제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꿀벌이 분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지만, 항상 그렇게 된다는 보장이 없기에 꿀벌이 분봉하면 재빨리 포획하여 가두는 것이 최선이다.
(168쪽 PART 3 실전 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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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이전부터 밀랍의 주된 용도는 종교와 실생활에 쓰일 양초를 만드는 것이었다. 순수한 밀랍 양초는 지금도 가치가 높다. 오늘날 판매되고 있는 일반적인 파라핀 밀랍 양초에 비해 더 따뜻하고 밝게 타오르며, 고체 밀랍 양초는 같은 크기의 다른 밀랍 양초보다 최대 2배까지 오래 탄다. 양초를 태우면서 불꽃이 튀는 일을 방지하려면, 깨끗한 밀랍으로 만든 양초에 알맞은 크기의 심지를 사용하고 밀랍을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밀랍 양초는 같은 지름의 파라핀이나 스테아린으로 만든 양초보다 훨씬 두꺼운 심지를 써야 한다. 촛불을 켜면 불꽃이 밀랍을 녹이고 마치 모세혈관처럼 공기와 만나는 곳을 향해 불꽃이 피어오르며 심지가 공기에 닿아 녹으면서 연소한다. 양초의 지름에 비해 너무 얇은 심지를 쓰면, 녹은 밀랍이 모두 심지에 흡수되지 못하고 옆으로 넘쳐 양초 옆구리를 따라 흘러내린다. 그리고 양초의 꼭대기에 형성된 액체 밀랍이 너무 많이 쌓여 불꽃을 꺼뜨리기도 한다. 반대로 심지가 너무 두꺼우면 밀랍이 부족해서 잘 타지 않고 촛불이 아주 매캐한 냄새를 풍기며 빠르게 타버리고 만다.
(289쪽 PART 4 꿀과 꿀벌 관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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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은 수천 년 동안 우수한 치유력을 인정받아 왔으며 고대 그리스인과 마야인 모두 이러한 특성을 활용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꿀에 함유된 효소들이 살균, 항균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과학적 연구에 의해 밝혀지며, 치유력에 근거가 되었다.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질병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산화방지제도 함유하고 있다. 어떠한 가공이나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꿀은 고온 처리된 가공 꿀보다 유익한 효소의 함유량이 월등히 높다. 마누카(manuka)와 같은 색이 짙은 꿀에는 색이 밝은 꿀에 비해 무기질과 철분 함량이 높아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꿀은 인후통부터 피부 문제까지 병을 치료하는 자연 성분으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소화를 돕고,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379쪽 PART 5 요리법과 공예품)